사건은 오늘 낮에 엄마 심부름으로 동네 슈퍼에 가는길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일요일이라서 귀찮아서 감지 않은 머리를 질끈 묶고, 모자를 푹ㅡ 눌러쓰고 삼디다스를 질질끌고 학교체육복을입고 털레털레 가고 있는 중이었따.

터벅터벅터벅.

오늘따라 길을 걷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삥~돌아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 있는 큰 슈퍼로 갔다.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다가 문득 내 꼴이 생각이 나서 길 모퉁이로 조심스럽게 땅을보고 걷고 있었는데...

쿵.!!!!!!!!!!!!

하필이면 내 앞에 전봇대가 있었던것이었다;;

'아이고~학생 괜찮아?'

'0ㅡ0'

'ㅋㅋㅋ'

미쳤지...미쳤어...

평소에는 먹고 싶은게 있어도 걷기 싫어서 안사먹던 내가 걷는다는 생각을 하다니...

그러면 곱게 갈것인데.. 왜 나는 전봇대에 들이 박았는가...ㅡ,.ㅡ

도대체 왜!!!!!!!!!!!!!!!!!!!!!!!!!!!!!!!!!

으아아아아아아아앙!!!!!!!!ㅠ^ㅠ

진짜 얼마나 쪽팔리던지;;;

모자를 푹ㅡ 눌러쓰고 있었으니깐 다행이지 아침에 또 어울리지도 않는 부지런 떤다고 머리

를 감고 모자 안쓰고 슈퍼갔어봐;;

나 이동네 떠나야했을꺼다ㅡ0ㅡ

이럴땐 진자 귀차니즘이 도움이 된다니까능ㅋㅋㅋ

아까도 귀차니즘을 발동 시켜서 코앞에 있는 슈퍼나 갈껄...

괜히 분위기좀 잡는다고 삥~~둘러서 왜 갔을까..?

내가 참으로 한심스럽구나;;

근데 얼굴은 안팔린대신 우리 학교가 쬐까 팔렸겠다;;

난 자랑스럽게 우리학교 체육복을 입고 계셨으니까능ㅋㄷㅋㄷ

이제 나도 16살을 달리고 있으니까 16년동안 함께했던 덜렁대서 넘어지는 습관

을 이 기회를 통해서 꼭 고쳐야겠어;;

안그러면 진짜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될 날이 올것만 같아;;

으아;;

아직도 쪽팔리다못해 손발이 오글오글오글-_-^

씨뽀롱..

다시는 그 길을 지나가지 않으리라...